경렬공 한유충(敬烈公 韓惟忠 : 文宗 32年(1078)∼仁宗 24年(1146))
고려 예종(睿宗), 인종(仁宗) 때의 문신이다. 구명은 주(柱)이고 자는 안(安)이다. 청주 관내(淸州 管內) 대홍군인(大興郡人 : 淸州人)으로 근검하고 정직하였으며 명망 (名望)이 컸다. 검교우복야 수상서호부시랑 어서검토관 원경(檢校右僕射 守尙書戶部侍郞 御書檢討官 元卿)의 아들이며, 추봉우복야 수좌사랑중 기거주 지제고 억(追封右僕射 守左司郞中 起居注 知制話 憶)의 손자이다. 어려서부터 근검하고 정직하였음으로 명망이 두터웠다. 일찍이 숙종조에 문과 을과 제2인으로 급제하여 여러 관직을 역임하고, 인종 11년(1133) 2월, 사은사(謝恩使)가 되어 이지저(李之低)와 함께 송나라에 가다가 홍주(洪州) 앞바다에 이르러 대풍을 만나 배가 전복될 뻔하여 공비(貢비 : 貢物이 들어있는 광주리)가 물에 젖었음으로 가지 못하고 돌아왔다. 그 해 4월, 추밀원 부사(樞密院 副l使)가 되고, 동왕 13년(1135) 왕이 서경에 있었는데 모반(謀叛)이 있어 김부식(金富軾)이 녹사 백록진(錄事 白綠珍)을 서경에 보내어 임금에게 이를 아뢰고, 또 양부(兩府)에 글을 보내 이르기를 “마땅히 윤 첨(尹 瞻) 등을 관후(寬厚)하게 대우하여 스스로 새롭게 하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하니 재상 문공인 (文公仁), 최 유(崔 濡), 한유충이 그 녹사에게 말하기를 “너희 원수(元帥 : 金富軾)는 바로 서경으로 가지 않고 먼 길을 돌아서 안북(安北)으로 갔다. 우리가 아뢰어 단 한 사람의 사신을 보내어 조서(詔書)를 가지고 항복하도록 효유(曉諭)한 것이지 너희 원수의 공이 아닌데 네가 무엇 때문에 왔느냐?”하였다. 윤 첨은 서경인 조 광(趙 匡)이 묘청(妙 淸)과 류 참을 참살하고 그를 보내 항복을 청하였던 사람으로 분사대부경(分司大部卿)이였으므로 김부식이 이렇게 말한 것이다. 어느 때 과시(科試)가 있었는데 지공거 최자성(知貢擧 崔滋盛)이 시제(試題)를 그릇 낸지라 유사가 시험에 든 사람을 파할 것을 청하니 이 때 합격한 김이영(金貽永)은 정 항(鄭 沆)의 여서(女壻)이며 왕비의 아우요, 윤영첨(尹英瞻)은 추밀원승선 한유충(樞密院承宣 韓惟忠)의 여서(女壻)이며 또한 왕비의 척친(戚親)이라 왕비가 왕에게 권하여 피하지 말도록 하고, 정왕과 한유충도 환관(宦官)으로서 간청하여 드디어 파하지 아니했다. 한유충은 그 해 11월, 예부상서 동수국사(禮部尙書 同修國史)에 올랐으며, 이듬 해(1136) 5월에 중군병마사(中軍兵馬使)가 알리기를 “추밀원부사 한유충은 국가의 안위 (安危)를 돌보지 않고 무릇 군사를 움직이면 번번히 방해하여 막았다”하므로 충주목사(忠州牧使)로 폄출(貶黜 : 벼슬을 떨어뜨리어 물리침)하였다. 그 후 동왕 20년(1142) 12월, 좌복야 추밀원사  판삼사사(左僕射 樞密院事 判三司事)에 올랐다. 동왕 22년(1144) 5월, 지공거(知貢擧)가 되고, 최유청(崔惟淸)이 동지공거가 되어 진사를 뽑고 김돈중(金敦中) 등 26인에게 급제를 주었다. 12월에 참지정사 판공부사 겸 태자소부(參知政事 判工部事 兼 太子少傳)가 되고, 다음해 8월 판상서예부사 수국사 태자소보(判尙書禮部事 修國史 太子少保)를 거쳐 12월, 중서시랑 문하평장사 태자소사(中書侍郞 門下平章事 太子少師)를 역임하고 별세하니 3일간 철조(輟朝)하였다. 시호는 경렬(敬烈)이다. 전중감 지상서도성사 박경산(殿中監 知尙書都省事 朴景山)이 지은 공의 묘지명(基誌銘)에 이르기를 “품위가 탁월하신 한공(韓公)께서는 도의가 강직하여 흠절(欠節)이 없고 나라에 대한 충성 극진히 하여 언제나 그 몸을 아끼지 않았다. 군자가 옳게 여겼던 것도 소인은 글렀다고 하는데 하늘이 옳은 것을 돕지 아니하니 아! 이것이 슬픈 일이요”하였다. 아들 장자는 조졸(早卒)하고, 2자는 감찰어사 문유(監察御史 文格)이며, 3자는 영복사 주지승 문혜(永福寺 住持僧 文惠)요, 4자는 문하시랑평장사 판이부사 시 정의 문준 (門下寺郞平章事 判吏部事 諡 貞懿 文俊)이다. 《고려 묘지명집성(高麗墓誌銘集成)》에 실려있다.